‘늙어가는 한국 사회’의 현주소는 사망 통계로 확인된다. 지난해 국내 사망자 수는 36만3000명에 육박하며 역대 2위를 기록했다.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을 80세 이상이 차지했다. 치매 등 노년기 질환에 따른 사망도 늘었다. 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전체 자살률은 3년 만에 감소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10대 자살률은 다른 연령대와 달리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는 36만2968명으로 전년보다 4399명(1.2%)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망자가 급증했던 2022년(37만2939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인 조사망률도 712.6명으로 1.4% 높아졌다.
고령 인구 증가로 사망 인구 비율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80세 이상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54.7%를 차지했다. 2015년 40.8%와 비교하면 10년 만에 13.9% 포인트 높아졌다. 고령층이 취약한 질환의 사망률도 늘고 있다. 지난해 치매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32.0명으로 9.2% 올랐다. 치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 사망률은 10년 전보다 171.7% 높아졌다.
노년층의 자살 문제도 여전히 무겁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35.3명으로 전체 자살률(27.8명)을 웃돌았다. 80세 이상은 52.6명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을 하나의 단일집단으로 보고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격차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체 자살 지표는 다소 개선됐지만 갈 길이 멀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1만4144명으로 전년보다 728명(4.9%) 줄었다. 자살률도 27.8명으로 4.7% 하락해 3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그러나 OECD 기준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여전히 한국이 24.9명으로 평균(10.9명)의 배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다.
10대의 자살률이 상승세인 점도 우려를 키운다. 지난해 20대 이상 모든 연령대의 자살률이 낮아진 반면 10대는 8.0명에서 8.6명으로 7.5% 상승했다.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2015년(4.2명)과 비교하면 10년새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10대 청소년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 대책’에 따르면 경찰조서를 토대로 2024년 청소년 자살 사망자의 동기를 분석한 결과 ‘정신과적·정신적 문제’가 55.6%로 가장 많았다. 가정·남녀 등 ‘관계 문제’가 13.2%로 뒤를 이었다. 정신건강 문제로 병원을 찾은 청소년도 2021년 27만4000명에서 지난해 43만1000명으로 57.3%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학업·진로 부담과 정신건강, 디지털 환경에서의 문제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교수는 “청소년들의 어려움이 가족이나 사회적 관계 속에서 해소되지 못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며 “가족·사회적 관계의 질이 달라지는 새로운 흐름 속에서 관계를 맺는 기술 자체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청소년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신주은 기자
세종=신주은 기자 ju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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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망자 36만 ‘역대 2위’… 치매 사망·10대 자살률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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